요즘 앤드류 가필드 주연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상영 중이죠? 저는 마블 코믹스 팬이자 특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팬이라서 개봉날 바로 가서 봤습니다. 감상은.. 나중에 쓰도록 할게요. :) 영화 보고나서 다양한 생각을 하다가 마블 코믹스의 영화화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집에 가서 위키피디아 탐색을 해보니 리스트가 쭉 나오는데 그 시작이 1977년! 이야.. 정말 오래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모종의 루트로 (...) 결국 다 구했습니다. 그냥 보기만 왠지 아까워서 한편씩 보고 블로그에 제 생각을 남겨보려구요. 그래서 시작해봅니다. 마블 영화 리뷰 시리즈! 우와~ (...) 시작은 1977년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공교롭게 요즘 나온 영화와 이름이 같네요.. 라기보다 그냥 코믹스 제목 그대로 쓴거잖아..



The Amazing Spider-Man (1977)

감독 : E.W 스웩해머(E. W. Swackhamer)

출연 : 니콜라스 하몬드(Nicholas Hammond), 리사 아일바허(Lisa Eilbacher)

개봉 : 1977

시간 : 1시간 31분


피터 파커 역의 니콜라스 하몬드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꼬마 애들 중 한 명이었다고 하네요! 오오..


줄거리 :

우리의 주인공인 피터 파커(니콜라스 하몬드)는 뉴욕에 살고 있는 물리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소개됩니다. 실험에 필요한 부품을 주문했는데 배송료인 46달러를 낼 돈이 없어서 데일리 뷰글 신문사에서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알바를 뛰게 되는데요. 그러는 와중, 뉴욕의 이름있는 의사와 변호사가 느닷없이 은행강도로 돌변하여 돈을 가지고 도망가다가 자동차로 벽을 들이박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돈은 사라지구요. 돈이 많은 의사나 변호사가 왜 은행을 털었나 사람들이 의문에 빠져있는데 신명불명의 테러리스트가 자신이 사람들을 최면에 빠뜨려 일으킨 일이며 자신에게 5천만 달러를 주지 않을 경우 뉴욕 시민 중 무작위 10명을 자살하게 만들거라고 협박하네요. 한편 피터는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다가 방사능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이 되고 결국 테러리스트의 음모를 막아냅니다.



이 영화는 사실 미국에선 TV 영화로 나온 작품입니다. 1977년에 방영 시작한 스파이더맨 TV 드라마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 시작 부분을 TV영화로 낸 격이죠. 하지만 해외에선 극장에서 개봉했었다고 하네요. 미국 사람들은 TV로 본 영화를 해외에선 극장에서 틀다니.. 양심 없다! -_-!! 하튼 간에.. 왼쪽부터 피터 파커, JJ 제이미슨 편집장, 로비 부편집장입니다. 피터가 너무 늙었어.. 그나저나 제가 줄거리에 46달러를 굳이 쓴 이유가 있는데요. 이 영화 내내 피터는 46달러 달라고 진짜 보는 사람마다 '혹시 저 46달러 빌려 주실 수 있어요?'라고 물어봐요.. JJ 제이미슨 편집장에게 사진값으로 46달러 달라고 했다가 욕 먹질 않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쓰러져 걱정하고 있는 여자를 위로해 주다가 '힘내요 괜찮을거에요! ㅠㅜ 근데 혹시 46달러 빌려줄 수 있어요?'라고 물어본다거나.. 스토리에도 별 영향도 없는데 어째서... -_-;



1977년의 센스인지 몰라도 의도하지 않게 웃긴 장면이 많아요. 예를 들어 위 장면에선 피터가 힘을 얻게 된 후 신나서 빌딩벽을 막 타고 다니다가 소매치기를 목격하게 됩니다. 얼마전 2012년 스파이더맨을 본 저로서는 '오오, 점프해서 소매치기를 잡는 액션이 나오겠구나!'라고 기대했죠. 하지만 피터는 소매치기에게 'Hey!'라고 외칠 뿐입니다. 빌딩에서 점프하는 씬을 찍을만큼 스턴트나 CG 예산이 없었던 걸까요.. 



소매치기 : ...Huh?!


하지만 우리 소매치기는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가 벽에 달라붙어 있는 피터를 보고 경악해서 그 자리에 굳어서 입 벌리고 한참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경찰이 따라와서 체포해 가지요. -_-;;;;;;;;;;; 뭔가 너무 황당한 소매치기 잡는 방법이라 저도 보면서 입 벌리고 당황..



악당의 소굴에 잠입한 스파이더맨.. 복장이 참 귀여워요. 둥글둥글. 여태 이 영화에선 액션씬이 한번도 안 나오는지라 과연 어떤 상대와 싸울까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근데 싸우는 상대가 3명의 닌자..?! 아니 뉴욕 한복판에 왜 닌자야.. -ㅁ-;; 아니 닌자라고 하면 안되겠네요. 3명의 죽도를 들고 검도 머리치기를 하며 달려드는.. 아 뭐라고 해야 하나요, 검도인? -_;;;; 3명의 검도인은 죽도로 스파이더맨을 때려 잡으려고 달려 듭니다. 굉장히 이상한 장면.. 아니 그리고 왜 죽도야. 어차피 죽이려 달려드는 거면 진검이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튼 이 3명이 이 영화의 메인 액션상대입니다.. 아..



느닷없이 이 아저씨는 누구냐구요? 5천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바로 무작위 뉴요커 10명을 자살하게 만들거라고 협박하는 최면술사의 정체입니다. ..전혀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아요. 그리고 왜 또 소심하게 10명이야. 기왕 할꺼면 100명은 해야지 뭔가 좀 협박 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뉴욕 시장도 긴장할 거 아냐.. 그것도 무작위 10명이라고 해버려서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신뢰도 안 가고 말이에요. 차라리 특정 인물들을 지정하던가. ..라기보다 애초에 왜 이 사람이 나오는걸까요? 닥터 옥토푸스는? 그린 고블린은? 샌드맨은? 베놈은?



그나저나 이 영화 1977년 치고 의외로 효과가 화려해서 깜짝 놀랐어요. 벽을 기어올라가는 장면을 보면 어설픈 CG로 한게 아니라 와이어를 쓴거 같은데 당시 TV 영화 예산으로 해냈다는게 신기. 왠지 드라마 본편에서 많이 울궈먹을 장면인거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들더라구요. 



특히 3명의 닌자.. 아니 검도인들과 싸울때는 벽을 기어다니며 싸우는데 의외로 액션씬이 화려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천장, 벽을 막 기어다니며 피하고 싸우는데 검도인(?)들이 죽도로 무슨 파리잡듯이 벽을 치고 천장을 쑤시는게 너무 웃겨서 낄낄댔어요.



가장 화려했고 '오오 제법인데'라고 생각했던 장면을 동영상으로 올려봅니다. 1977년이라는걸 고려하고 또 TV 영화라는걸 생각해 볼 때 놀랍네요. 실제로 스파이더맨 TV 드라마 시리즈는 당시 기준으로 제작비가 너무 비싸서 13화 밖에 못 만들고 종영되었다고 하는데요. 정말 제작비 때문이었을까.. 인기는 어땠을지 궁금해지네요. 아! 그나저나 동영상에도 나오지만 음악이 생각보다 펑키해서 꽂히는게 좋네요. :)



이 영화 끝부분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최면에 풀린 3명의 닌자(?)들과 스파이더맨에 해맑게 웃으며 찍은 사진입니다. 이야, 그 3명도 결국 최면술사에게 당해서 강제로 일하는 중이었다는 소소한 반전.. 너네 착한 애들이었구나! 최면을 풀고나서 스파이더맨이 최면술사 잡으러 왔다고 하니까 웃으면서 문도 열어주는 착한 사람들이었어요. 의외로 뉴욕 검도 동호회 회원 3인방이라거나.. -_;;


영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대략 이 정도구요. 그래서 제 점수는요~


제타군 점수 : ★★★☆☆ 


장점 : 1977년이라는 점과 TV영화예산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의외로 좋은 장면연출과 특수효과


단점 : 엉성한 플롯과 의미없는 46달러에 대한 집착. 하지만 그 엉성함이 괴로울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지금 보는 일부 사람들에겐 오히려 코믹요소로 플러스일지도? :)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 스파이더맨을 좋아함, 70년대 특수효과가 궁금함, 엉성한 플롯의 영화를 보면서 그 어설픔을 비웃으며 즐기고 싶음


이런 사람들에게 비추천 : 그린 고블린 같은 스파이더맨 코믹스의 전통적인 빌런을 보고 싶음, 치밀한 플롯을 원함, 멋진 커스튬을 입은 스파이더맨을 원함, 

Posted by 제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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