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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6 슈퍼닌텐도와 SNES9X의 추억을 떠올리며

오늘은 닌텐도의 슈퍼 닌텐도, 일본에서는 슈퍼 패미콤이라고 불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슈퍼 컴보이라고 팔리기도 했던 이 게임 콘솔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닌텐도 혹은 패미콤으로 8비트 시장을 제패했던 닌텐도는16비트 게임시장에 뒤늦게 진출하여 슈퍼 닌텐도를 내놓게 됩니다. 이 슈퍼닌텐도는 이후 세가 제네시스 (메가 드라이브)와 경쟁해서 승리합니다. 소닉을 앞세운 제네시스도 인기를 끌긴 했지만 역시 대세는 슈퍼닌텐도였죠. 90년대 초중반엔 슈퍼 닌텐도가 집에 있으면 동네 아이들의 부러움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어릴 때 슈퍼 닌텐도가 집에 없었어요. 현대컴보이, 즉 패미콤은 있었지만 이미 시대가 흘렀고 안한지도 오래됐었죠. 슈퍼 닌텐도는 가지고야 싶었지만 저희 부모님께서 TV에 게임기를 연결하여 노는걸 별로 바람직하게 보지 않으셨거든요. 게임기를 사주면 본격적으로 놀거라는 생각 그리고 어릴 땐 나가서 애들하고 뛰놀라는 생각이셨겠죠? 90년대 초반만 해도 밖에서 많은 아이들이 뛰놀아 다닐 때이니 딱히 슈퍼 닌텐도가 없다고 소외감을 느끼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슈퍼 닌텐도가 없었으면 이 이야기는 왜 하고 있냐구요? 기다려 보세요. 곧 말씀 드릴께요.


시간이 흘러 1998년이 되었을 때입니다. 당시 게임 시장은 세가새턴,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64가 치고 박으며 싸우고 있었죠. 뭐, 한국에서는 닌텐도64가 설 자리는 없었고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만이 경쟁하고 있었지만요. 그마저도 플레이스테이션이 서서히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던 상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에도 저는 집에 게임콘솔이 하나도 없었어요. 친구네 가서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세가새턴을 보면 '우와 신기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그당시 저는 게임이라면 컴퓨터 게임 쪽을 좋아했거든요. 특히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나 대항해시대 시리즈 같은 걸 말이죠.


얘기가 자꾸 새네요. 하튼 1998년에 저희집은 부모님의 직장일로 해외에 3년 동안 파견을 나가게 됩니다. 당시 최신식 133Mhz 컴퓨터를 사가면서 야심찬 마음으로 어머니께 졸라 FIFA 월드컵98 CD도 하나 사갔었죠. 하지만 이사 후 컴퓨터를 켜보니 왠걸.. 장거리 운송 도중 뭔가 충격을 받았는지 그래픽 설정이 16색 밖에 안되는게 아니겠어요? 월드컵98이 돌아갈리가 있나요. 안녕, 잘가. (이후 월드컵98은 아버지 업무용 노트북으로 몇번 해보게 됩니다.) 돌아가는 게임이 하나도 없어서 좌절하며 인터넷을 하는데 외국 사이트 중 Super Nintendo Emulator & Roms라고 써 있는 곳이 있더라구요? 이게 뭐지 하고 눌러서 아무거나 받고 켜보니 16색인데도 돌아가는게 아니겠습니까. 당시 썼던 에뮬레이터가 ZSNES였으니 아마 DOS설정으로 돌아가서 그런거 같은데.. 하튼 '오오.. 3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게임은 이것들 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56k 모뎀으로 슈퍼닌텐도 롬들을 하나하나씩 다 다운로드 받아보며 3년 동안 주구장창 파보게 됩니다. 롬 하나 받는데 10분~20분 정도 걸리니 아무리 병맛 같은 게임이라고 해도 받은 시간이 아까워서 어느정도까지 해보게 되더라구요. 1000개 이상의 게임들.. 그렇게 저와 슈퍼 닌텐도의 뒤늦은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슈퍼 닌텐도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됐어요. 갑자기 노스탤지아가 확 느껴지더라구요. 오랜만에 다시 해보고 싶은 기분도 들고.. 그래서 오랜만에 해보았습니다. SNES9X 1800개 가량의 롬을 다 구해놓고 알파벳 순서대로 차근차근요. 아 참, 롬 다운로드는 불법입니다. 20년 가량 지난 게임들이라 그런지 게임제작사들에서 눈감아준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긴 하네요. 넷북에 패드를 연결해서 해보니 간만에 즐거웠습니다. 알파벳 순서대로 하나하나씩 맛보는 기분으로 플레이해보면서 재밌으면 더 깊게 들어가보고 재미없으면 바로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고.. 재밌네요. 제가 플레이 해보는 게임들 스샷을 찍어서 블로그에 평과 함께 올려보려구요. :)
Posted by 제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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