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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금학도

Book 2008. 7. 22. 14:33
벽오금학도 - 10점
이외수 지음/해냄

도서관에 공익근무를 하면서 가장 좋다고 느끼는 것은 역시 원하는 도서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무릎팍 도사 이외수 작가편을 보다가 이외수 작가님의 글을 읽고 싶어져서 그 다음날 곧바로 도서관에서 '벽오금학도'를 빌려왔습니다. 딱히 벽오금학도를 읽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당시 도서관에 대출가능한 이외수 작가님 도서가 이뿐이었을 뿐인데 책을 다 읽고나니 마음에 기대감이 가득차네요. 이외수 작가님의 다른 도서들은 얼마나 대단하길래 벽오금학도를 제치고 대출된 것이었을까 말입니다.

책을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편재'를 꼽을 수 있겠네요.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아닌지라 사전의미를 찾아봤습니다. '편재 遍在 [명사] 널리 퍼져 있음.' 영어로는 Ubiquitous라고 나오네요. 결국 '어디에나 있는'이란 뜻입니다. 벽오금학도에서의 편재는 자신 속의 만물과 만물 속에 있는 자신을 깨닫고 조화를 이루는 것을 뜻합니다. 주인공 '강은백'은 어린 시절 신선의 마을인 '오학동'에 갔었을 때 편재를 경험했지만 현실에 안주하며 집착하는 폐쇄적인 현실세계에서 편재를 이룰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학동에서 받은 벽오금학도를 들고 자신을 오학동으로 돌려보내줄 사람을 찾아 헤매이게 되고 그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들이 책의 중심줄거리입니다.

인간의 본질과 집착의 허무함을 파헤치는 내용을 읽다보니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걱정거리들이 사실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별것도 아닌 것들로 스스로를 구속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현실도피를 하면 안되겠지만요. -_-; 책의 마무리도 깔끔하면서도 여운이 길게 남았는데 스포일러가 될테니 여기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벽오금학도도 좋았지만 이외수 작가님과 교류를 할 수 있어서 참 좋더군요. DCINSIDE(www.dcinside.com)에 가면 '이외수 갤러리 (http://gall.dcinside.com/list.php?id=oisoo)'가 있어 이 곳에 책에 대한 질문이나 이외수 작가님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을 올리면 이외수 작가님 본인이 직접 답을 해주십니다. DC의 몇 안되는 순기능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많은 키보드워리어들의 어이없는 글들로 자신의 질문이 묻히는 경우도 있으니 답이 없다고 섭섭해하지 마시고 찌질대는 글들 때문에 이외수 작가님께서도 다소 공격적이시니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저는 책 중의 '(중략)그들은 마치 동굴새우처럼 실명한 눈으로 암흑 속을 더듬거리며 퇴화해가고 있었다. 동굴 바깥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으며 동굴 바깥에 세상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라는 구절이 혹시 플라톤의 동굴비유를 염두에 두고 쓰신 글인지 여쭈어봤더니 '저는 정선 화암리의 종유굴에서 보았던 물고기를 생각했습니다.'라고 이외수 작가님이 직접 답해주셨습니다.

참고로 이외수 작가님의 아이디는 이외수(진한 글씨)니까 유사품에 주의하세요!
Posted by 제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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