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의 마지막 주장이자 한팀에서만 2001경기를 뛴 이숭용 선수가 지난 일요일에 선수생활을 마무리 했습니다. 태평양 돌핀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서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넥센 히어로즈에서 은퇴하였지만 세 팀은 결국 이름만 바뀌었을뿐 같은 팀이죠. 프로야구 역사상 한팀에서만 2000경기를 뛴 선수는 이숭용 선수가 최초입니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무려 4번이나 우승을 경험한 이숭용 선수는 꾸준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팀의 귀감이 되었고습니다. 끝없는 자기희생과 넘치는 카리스마로 후배들을 이끌며 팀의 연결점이 되었던 이숭용은 리그 탑클래스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유니콘스 팬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주장이었습니다. 하도 선수들을 이끄는 능력이 뛰어나 주장을 그만두고도 별명이 캡틴이었을 정도죠.


그런 이숭용 선수가 지난 일요일, 성대한 은퇴식을 치뤘습니다. 소위 레전드라고 불리는 타팀 선수들의 은퇴식에 비교해도 밀리기는 커녕 오히려 더 많은 인파가 목동 구장에 몰렸습니다. 유니콘스 시절부터 쭉 이숭용 선수를 지켜봐온 히어로즈 팬들뿐만이 아니라 인수 중 갈등으로 상처받아 야구에 등을 돌렸던 일부 유니콘스 시절 팬들도 캡틴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더라구요. 물론 히어로즈 창단 후 응원을 시작한 팬들도 이숭용 선수의 은퇴를 축하했습니다. 그외에도 경기장 곳곳에는 상대팀인 삼성 외에도 두산, LG, 기아, 롯데, 한화, SK과 같은 타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보였습니다. 다른팀 팬들 마저도 꾸준한 이숭용 선수를 인정하고 그 마지막을 축하해주러 온 모습에 너무 고맙더라구요. 저도 목동 구장에 갔었는데 그라운드를 돌며 지인들에게 축하를 받은 후 김시진 감독님 앞에서 인사를 하는 캡틴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서 울컥했습니다. 다행히도 비록 이숭용 선수의 야구선수 생활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히어로즈를 떠난다는 건 아닙니다. 내년부터 야구 지도자 수업을 받기 위해 연수를 떠난 후 연수가 끝나면 차후 히어로즈 코치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후배들의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이숭용 선수인 만큼 훌륭히 선수들을 이끌어 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Captain, oh my captain.. Thank you for everything!


 


이름: 이숭용

생년월일: 1971.03.10

수비위치: 1루수

투타
: 좌투좌타

백넘버
: 10

별명
: 캡틴, 숭캡

데뷔
: 1971.03.10

은퇴
: 2011.09.18

경력: 태평양 돌핀스, 현대유니콘스, 넥센히어로즈 (1994~2011)

통산기록
: 2001경기 출장, 타율 0.281 (6139타수 1727안타), 162홈런, 857타점
Posted by 제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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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끝내기 안타로 이기자 승리의 주역인 정수성을 발로 차고 있는 히어로즈 선수들.
기쁨에 겨워 소방용 호스를 가져와 서로에게 물 뿌리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8회말, 히어로즈는 저력을 발휘했다. 강귀태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강병식의 보내기 번트와 폭투를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1사 3루의 상황에서 유선정의 침착한 타격이 빛났다. 중전안타로 안전하게 3루 주자를 불러들여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는 이틀 연속으로 막판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9회 공격에 나선 두산은 1사 후 오재원이 오른쪽 담장을 맞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손시헌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 계속된 2사 3루에서 이원석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중전안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은 두산은 계속된 2사 1루에서 최승환과 고영민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 만루의 기회를 이어나갔다. 타석에 들어선 이종욱은 강윤구의 빠른 공을 결대로 밀어 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5-3으로 경기를 뒤집는 한 방이었다.

경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히어로즈는 9회말 선두타자 송지만이 좌중간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곧바로 클락의 중전안타가 이어져 1점차로 추격했다. 강정호의 좌익선상 2루타까지 이어져 동점이 되는가 싶었지만, 클락은 홈에서 태그아웃 당했다. 이 상황에서도 1사 3루의 기회를 맞은 히어로즈는 정수성의 우익수 희생 뜬공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초 두산은 선두타자 손시헌의 뜬공을 좌익수 강병식이 놓치는 실책에 힘입어 무사 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원석의 몸 맞는 공, 이보근의 폭투로 계속된 1,3루 상황에서 고영민의 땅볼을 잡은 강정호가 홈에 송구했으나, 3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이 다시 6-5로 앞서기 시작했다.

결국 승리는 히어로즈의 몫이었다. 11회 공격에서 히어로즈는 김일경과 이택근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곧 이어 김지수의 번트 타구를 잡은 오재원이 3루에 악송구, 3루 주자가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강정호가 고의볼넷을 얻어 계속된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정수성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로 긴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9회초 2사 후 등판, 2⅓이닝 무안타 1실점을 기록한 이보근은 구원승을 따냈다. 시즌 7승(7패)째.

기사 출처 :
http://osen.freechal.com/news/view.asp?code=G0908160200 
http://osen.freechal.com/news/view.asp?code=G0908160205


히어로즈 팬이지만 이기고도 어이가 없었던 경기입니다. 다 이긴 경기를 9회초 2아웃에서 놓치더니 그 후 계속되는 양 팀의 데드볼, 폭투, 실책, 악송구, 오심.. 서로 지려고 하다가 두산이 더 열심이었는지 결국 마지막 실책을 해주어 히어로즈가 이겼네요. 이겨서 좋긴 하지만 어이없는 마음이 더 앞섰던 경기였습니다.

경기를 본 어느 두산팬 왈 "우리가 더 ㅄ이네. 이긴 ㅄ님 축하드려요". ...네, 이긴 ㅄ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Posted by 제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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