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중계 도중, 흥분한 나머지 졸도한 캐스터를 깨우느라 해설위원이 난감해 합니다. 이건 뭐 개그도 아니고.. 실제로 기절한 것은 아니고 흥분에 휩싸여 말을 못 한 것이라고 하네요. TV 해설이 라디오로도 나가고 있던 중이라 아무 말이라도 해야해서 대충 둘러댄 것이라 합니다. 적절한 재치였군요.
이걸로 오늘도 포스트 날로 먹었습니다. (도주)
"살려주세요"
끝내기 안타로 이기자 승리의 주역인 정수성을 발로 차고 있는 히어로즈 선수들.
기쁨에 겨워 소방용 호스를 가져와 서로에게 물 뿌리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8회말, 히어로즈는 저력을 발휘했다. 강귀태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강병식의 보내기 번트와 폭투를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1사 3루의 상황에서 유선정의 침착한 타격이 빛났다. 중전안타로 안전하게 3루 주자를 불러들여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는 이틀 연속으로 막판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9회 공격에 나선 두산은 1사 후 오재원이 오른쪽 담장을 맞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손시헌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 계속된 2사 3루에서 이원석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중전안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은 두산은 계속된 2사 1루에서 최승환과 고영민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 만루의 기회를 이어나갔다. 타석에 들어선 이종욱은 강윤구의 빠른 공을 결대로 밀어 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5-3으로 경기를 뒤집는 한 방이었다.
경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히어로즈는 9회말 선두타자 송지만이 좌중간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곧바로 클락의 중전안타가 이어져 1점차로 추격했다. 강정호의 좌익선상 2루타까지 이어져 동점이 되는가 싶었지만, 클락은 홈에서 태그아웃 당했다. 이 상황에서도 1사 3루의 기회를 맞은 히어로즈는 정수성의 우익수 희생 뜬공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초 두산은 선두타자 손시헌의 뜬공을 좌익수 강병식이 놓치는 실책에 힘입어 무사 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원석의 몸 맞는 공, 이보근의 폭투로 계속된 1,3루 상황에서 고영민의 땅볼을 잡은 강정호가 홈에 송구했으나, 3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이 다시 6-5로 앞서기 시작했다.
결국 승리는 히어로즈의 몫이었다. 11회 공격에서 히어로즈는 김일경과 이택근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곧 이어 김지수의 번트 타구를 잡은 오재원이 3루에 악송구, 3루 주자가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강정호가 고의볼넷을 얻어 계속된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정수성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로 긴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9회초 2사 후 등판, 2⅓이닝 무안타 1실점을 기록한 이보근은 구원승을 따냈다. 시즌 7승(7패)째.
기사 출처 :
http://osen.freechal.com/news/view.asp?code=G0908160200
http://osen.freechal.com/news/view.asp?code=G0908160205
히어로즈 팬이지만 이기고도 어이가 없었던 경기입니다. 다 이긴 경기를 9회초 2아웃에서 놓치더니 그 후 계속되는 양 팀의 데드볼, 폭투, 실책, 악송구, 오심.. 서로 지려고 하다가 두산이 더 열심이었는지 결국 마지막 실책을 해주어 히어로즈가 이겼네요. 이겨서 좋긴 하지만 어이없는 마음이 더 앞섰던 경기였습니다.
경기를 본 어느 두산팬 왈 "우리가 더 ㅄ이네. 이긴 ㅄ님 축하드려요". ...네, 이긴 ㅄ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유니콘스가 불미스러운 일로 수원구장에서 활동한 것에 비해 KT는 서울을 연고지로 삼는다고 합니다. 목동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고척동에 하프돔구장이 완공되면 그 곳으로 옮길 것이라 생각됩니다. 서울에 사는 저로서는 환영할 소식이네요.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잘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아직 KT 인수가 완료된 것도 아니고 나머지 구단 특히 두산과 LG 쪽에서 서울 입성에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뭐, 그래도 다른 7개 구단들이 바보도 아니고 스스로도 다음 시즌을 7개구단으로 가면 프로야구의 미래는 어둡다는걸 알테니 좋게 끝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유니콘스 12년동안 고마웠습니다. KT로 다시 만나요!
PS : 김시진 감독님과 선수들 인터뷰가 있네요. 첨부합니다~
김시진 감독 : 잘됐다. 내년 시즌에도 8개 팀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KBO의 수고가 많았다. 지급보증을 서 시즌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KBO에 좋지 못한 시각을 갖고 있는 네티즌들도 있지만 우리 선수단은 그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 총재님이나 사무총장님이나 구단을 살리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이전의 사례와 달리 KT가 잘 마무리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감독으로선 선수들을 잘 이끌어 내년 시즌 준비를 차질없이 하겠다.
장원삼(투수) :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 다른 데 신경 안 쓰고 오로지 야구만 신경쓸 수 있으며 좋겠다고 생각한 게 여러 번이었다. 고참 형들이 현대라는 팀의 역사를 만들었다면 나는 새로운 팀에서 주인공이 되는 생각도 해본다.”
김동수(포수) : 어제(26일) 뉴스를 봤고, 지금도 인터넷을 보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대라는 팀이 없어지는 데 아쉬움이 있지만 또 다른 구단이 새로 생기니 만감이 교차한다. 개인적으로 몇년 더 할지 못하겠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