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군요. 앞으로 약 한달간 뉴욕에서 생활을 하게 되어서 매일매일 생활기를 여기에 올려볼까 합니다. 초반에는 길게 쓰겠지만 갈수록 짧아지고 또 구멍내는 날들도 있겠지요. 뭐,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도록 하고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번 여행에 가져가기로 한 여행가방입니다. 커크랜드제 여행가방으로 크기는 보통 '이민가방'이라고 부르는 정도의 크기네요. 한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지내게 되는지라 옷가지를 많이 가져가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큰 가방을 선택했습니다. 옷가지 외에는 노트북, 핸드폰 (로밍), MP3, 필기구, 노트.. 뭐 별거 없네요. 가서 필요한건 현지조달입니다, 현지조달! 딱히 필요한게 더 생길거 같진 않지만 말이죠.


오후 7시반 비행기인데 어쩌다보니 5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네요. 체크인하고 세관 통과해서 게이트 들어갔더니 6시.. 일찍 도착해서 면세점 구경 (살 돈은 없어서 말 그대로 구경만.. -_-;), 면세점 구경, 면세점 구경... 결국 그림의 떡에 분노해서 미리 게이트 앞으로 갔더니 아직 비행기가 도착 안했고 다른 비행기가 대기 중이더라구요. 덴파사르라는 곳을 가는 비행기인데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곳이라 '덴파사르??? 대체 어디 붙어 있는 듣보잡 동네야, 저긴..' 하며 사진을 찍어놨는데 알고보니..

덴파사르 [Denpa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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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섬 남부에 있는 도시. 발리섬 관광의 중심지로서 이 섬 본래의 문화나 관습을 잘 찾아볼 수 있다. 발리박물관, 옛 발리왕의 신성한 기도소(프라사토리아) 등도 ... 더보기
위치 인도네시아 발리섬 경위도 동경115°13′ 남위8°39′ 면적 124㎢ 시간대 UTC+8
홈페이지 http://www.denpasarkota.go.id/ 인구 491,500 명(2002년 기준) 인구밀도 3,964 명/㎢(200...

...헐, 멋모르고 듣보잡이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꽤 오랜만에 장기여행용 비행기를 이용하는데 색다른게 있더군요. 이코노믹석인데 좌석 앞마다 이렇게 스크린이 달려 있었습니다. 승객용 개인 VOD로 각자 원하는 걸 골라서 볼 수 있더군요. 예전에는 비행기 타고 가다가 영화 상영시간이 되면 비행기 가운데쯤 천장에서 티비가 내려와 거기서 틀어주는 영화를 다같이 봤었는데 말이죠. 참, 편해진 것 같습니다. 14시간 비행동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조니뎁)'을 봤네요. 예전에는 좀 더 최신 영화를 틀어줬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좀 지난 것만 있네요. 살짝 아쉽.. 옆에서 꼬마 아이가 뽀로로 보면서 칭얼대는걸 들으며 졸다보니 어느새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기내식은 비프챱, 야채죽이었는데 역시 기내식은 맛 없어요...


뉴욕에 오후 8시반 도착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살짝 연착해서 9시에 도착했는데 착륙하고 나서도 30분 동안 비행기 안에서 대기했습니다. 뉴욕 JFK 공항 이용 항공기가 하도 많아서 빈 게이트가 없다더라군요. 결국 예정 도착시간보다 1시간 늦은 9시반에 도착.. 으이구! 세관을 통과하는데 'We are the Face of the Nation'이라고 써 있는 포스터가 보여서 사진 찍어봤습니다. 찍자마자 사진 찍지 말라해서 화질이 구려요, -ㅁ-; 반삭한 백인 남자세관원이길래 'Hello' 하며 인사했는데 절 힐끗 보더니 새니타이저 (신종플루 때 유행했던 알콜손소독제)를 꺼내더니 갑자기 손에 바르는 거에요. 그러더니 꼼꼼히 닦은 손으로 여권을 집더니 'Name?', 'For how long?', 'Your fingerprints', 'Photo with no glasses', 'Go'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이것만 말하대요. 저는 계속 싱글벙글.. 아니 잘못 보이면 세관 통과 못하니까 =_=;; 그리고 여권 돌려주더니 다시 새니타이저로 손을 꼼꼼히 닦는 세심함까지 보여주십니다. 섬세하셔라. 세관이 심해졌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세관이 심해진건지 인종차별인지.. 제 여권 안 더러워요. 해치지 않아요.. =_=..

공항에서 나와서 1시간 정도 걸려 차를 타고 맨해튼에 도착했습니다. 제 숙소는 7th ave, 37 st. 유학생분이 여름방학 동안 임대 내놓으신 곳을 빌렸는데요. 가격에 비해 상당히 괜찮고 위치도 걸어서 타임 스퀘어, 메디슨스퀘어가든, 한인타운이 5분거리인 최고의 장소라 굉장히 만족스럽네요. 일단 집에 잘 도착했다고 연락 드린 후 숙소 앞 가게에서 마실 물 정도 대충 하나 사왔습니다. 물 상표가 Poland Spring인데 왜 미국인데 폴란드인지는 의문.. 뭐, 마실 수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아요. 방에 들어와서 TV를 켰더니 만화채널에서 영어더빙으로 나오고 있는 건담.. '아, 미국도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오염됐구나'라고 생각하며 끄고 12시쯤 잠에 들었습니다.
Posted by 제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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