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곤조의 10주년 기념 애니메이션이었던 '라스트 엑자일'을 봤습니다. '길드'라는 집단이 초시대적인 기술을 갖고 있어 길드 외 인간들에게 일부 기술을 나눠주고 지배하는 세계가 배경입니다. 나라간의 전쟁도 길드가 멈추라면 멈춰야 할 정도로 길드의 권력이 대단하죠. 길드의 탄압에 분노한 나머지 국가들이 길드를 공격하는게 스토리의 중심흐름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길드를 죽입시다. 길드는 나의 원수!」

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설정과 초반 전개는 좋았는데 역시 곤조랄까요, 용두사미입니다. 막판에 가자 스토리 수습에 급급하여 대충 끝맺음 지은게 확 보이네요. 뭐, 그래도 설정을 잘 짜놓은 덕분에 평작 이상은 하는 괜찮은 애니메이션입니다.


길드의 지배자인 델피네입니다. 작 중에선 주로 '마에스트로 델피네'로 통합니다. 디오의 누나이며 카리스마와 광기가 넘치는 캐릭터로 라스트 엑자일에서 뻘소리 혼잣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방송 분량 안 나오면 이 캐릭터로 10분 내내 뻘소리 혼잣말 해도 될 정도랄까요. 스토리가 꼬일 때마다 작가들이 애용하는지 여기저기 자주 등장합니다.


마찬가지로 길드의 일원인 디오(左)와 루시오라(右)입니다. 어쩌다보니 스샷은 유아버젼이네요. 길드의 일원이면서도 길드와는 행동하지 않는 어디선가 자주 나오는 그런 캐릭터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들이 워낙 별로였는지라 주연급 조연인 이 둘이 더 정이 가더군요. 둘 다 남자입니다. 작품 내내 BL 느낌이 확확 옵니다. 뭐, 작품 내에서는 친구관계라고 주장합니다만 (...) 보통 친구끼리 뺨 핥아주지 않죠, 옙.


주인공 일행입니다. 앞의 파일럿이 '크라우스', 뒤의 히로인이 '라비'입니다. 이 둘 별로에요. 없어도 스토리 진개가 될 거 같은 느낌입니다. 주인공은 비행기 모는 실력 빼고는 뭐 제대로 된게 없는 둔탱이 바보고 히로인은 툭하면 태클걸고 징징대기만 해서 라스트 엑자일에서 짜증유발을 맡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곤조의 용두사미 특성에 따라 라스트 엑자일도 막판에 토미노식 캐릭터 연쇄사망이 나오는데 둘은 주인공 보정으로 잘만 살아남습니다.

라스트 엑자일은 주인공만 빼면 재밌는 작품입니다. 다만 곤조인지라 스토리 마무리를 망쳐서 아쉽네요.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풀코스를 먹다가 메인디쉬 도중 나온 느낌입니다.
Posted by 제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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