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Freetalk 2007. 12. 3. 13:2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라?'

나도 모르게 눈이 뜨였다. 아직 무거운 눈꺼풀을 차마 열지 못해 실눈 뜨고 조용히 귀 기울여 본다.


 '..조용하네.'


다들 자고 있는지 정적에 휩싸여 있는 집안 분위기. 포근한 이불이 10분만 자자고 나를 유혹한다.


'뭐... 상관없겠지.'


다시 눕는다. 아니, 잠깐 눕기 전에 뭔가 이상한 걸 봤는데..?


'......9시?'


시계는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누가 얼음물을 머리에 뒤엎은 것처럼 잠이 화들짝 깨었다.


'저질러 버렸다...'


진정해. 출근시간은 분명 9시까지지만 최대한 빨리 가면 20분내로 갈 수 있을거야. 그러니 진정해..


'그래.. 진정하고 5분만 자자.'


그리고 다시 눈을 감는다. 이불 따듯해서 너무 좋아...


'....가 아니잖아?!'


벌떡 일어나서 화장실로 직행. 30초내에 세면을 마치고 재빨리 옷을 갈아 입는다. 그리고 부엌에서 아침 대신 우유 한잔을 따라 마시면서 시간 체크. 좋아, 지금이라면 9시 반까지는 도착 가능이야.


'..아, 너 오늘 출근이었니? 안 늦었어?'


깨셨는지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나는 자고 있고, 아버지께서도.. 이거 가족 전원 늦잠이군.


'다녀올께요!'


재빨리 집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안 오네..'


10분이 지나도 안 오는 버스. 결국 택시를 잡아 탄다. 그때 울리는 핸드폰.


'여보세요?'

'여보세요? 너 지금 어디야?'


으아아.. 같이 일하는 직원이다. 얘 2명이 있으면서도 너무 젊고 이쁜 편인 아줌마. 앞에서 아줌마라고 하면 화낼게 분명하지만.. 고참의 말로는 '와, 저 아줌마 대체 언제 결혼한거야.. 그리고 이쁘네'. 평소에는 엄청 친절하고 잘 해주시지만..


'으아아!! 죄송해요. 지금 최대한 빨리 가고 있어요!!'
'너~ 빨리 안와? 죽는다?!'


지금은 제일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였는데..


'아저씨!! 빨리 가 주세요. 아니, 그렇다고 버스 전용 차선으로 달리면 어떡해요?!'


오늘은...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가끔은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을 써보는 것도 재밌네요.


Posted by 제타군
,